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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 More

2016 SUMMER

LIFE

책+

조선시대 궁중회화 세계로의 미려한 안내서

<조선시대 궁중회화>

박정혜 저, 167면, 미화 $37.00, 서울: 서울셀렉션, 2016년

는 출판사가 표방하는 바 “한국의 전통 문화와 예술, 특히 한국의 미의식을 구현하거나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보여주는 예술작품 모음집”인 <눈으로 보는 한국의 문화유산 (비주얼 코리안 헤리티지, Visual Korean Heritage)>시리즈의 첫 책이다. 이 시리즈의 목표는 작품 자체를 집중 조명하면서 독자가 한국의 예술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간략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목표를 잘 성취하고 있어서, 이 아름답게 인쇄된 책을 펴는 순간 독자는 책의 분량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이 회화작품들을 재현하기 위해 애를 썼는지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권말의 부록 등을 제외하면 책 분량의 5분의 4를 30여 점의 주목할 만한 궁중회화를 보여주는 데에 할애했다.
세 페이지에 걸친 이 책의 서론은 조선시대 궁중회화의 기능, 장르, 주제 등에 대해 다루면서 조선 궁중회화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 부분이 책에서 가장 텍스트가 긴 대목이다. 이어지는 본론에서는 이 책에서 다루는 30 점의 작품이 간결한 설명과 함께 제시된다. 각 회화 작품은 여러 면에 걸쳐 소개되는데 작품 전체가 한 면, 혹은 두 면에 걸쳐 실려 있고, 세부를 보여주기 위해 한 면 전체 크기로 확대된 이미지가 적어도 하나 이상 나온다.

가령, 첫 번째로 소개된 그림인 조선왕조(1392-1910)를 창건한 태조의 어진에 대해 다룬 것을 보면 이 책의 전체적 특징을 알 수 있다. 왼쪽 페이지에는 조선시대 회화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태조의 어진 전체가 실려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 작품의 역사와 스타일, 예술적 문화적 요소에 대한 설명이 세 문단에 걸쳐 나온다. 다음 장으로 넘기면 태조의 얼굴을 확대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주름살과 눈 주위의 잔주름을 비롯해 콧수염과 턱수염의 털 오라기 한올한올뿐 아니라 이마에 있는 사마귀까지 (멀리서, 혹은 작은 축소판으로만 이 그림을 봐왔던 필자는 이제까지 사마귀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오른쪽에는 그림의 왼쪽 하단의 확대 이미지가 한 면 전체를 채우며 실려있는데, 왕좌에 새겨진 용의 장식을 섬세하게 그린 가느다란 선까지도 잘 볼 수 있다. 모든 회화 작품에 이와 같은 정도의 세심한 조명을 했으며 어떤 작품은 이보다 더 나아갔다. 일례로 65면과 97면은 접힌 지면을 펼쳐 이 책의 판형으로는 가능하지 않았을 넓은 폭의 그림 네 점을 자세하게 볼 수 있게 제작했다.
분량을 최소한으로 유지한 본문은 유용하고 정보가 많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이 설명문 부분일 것이다. 문법적으로 보자면 대체로 정확하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간혹 나타나는 어색한 단어와 표현이 옥에 티라고 하겠다.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지장을 줄 정도의 흠은 아니므로 이를 언급하는 것은 다소 옹졸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름답게 제시된 그림 옆에 나란히 실려 있기에 필자의 눈에 더 뜨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트집을 차치하면 이 책은 목표하는 바를 성취한 훌륭한 책이다.

다른 예술 서적이 본문 속에 작은 크기의 그림을 끼워 넣거나, 혹은 그림 전체를 싣는 데에 기껏해야 책의 한 두 면 정도를 할애하는 데 반해 이 책은 쇼의 주인공이 예술 작품이라는 점을 유념했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이만큼의 수준을 유지한다면 <눈으로 보는 한국의 문화유산> 시리즈는 한국 예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어할 전집이 될 것이다.

한국 생활에 대한 친근한 안내서

“My Korea: Musings with a Camera and Pen”(<나의 한국: 카메라와 펜으로 사유하다>)

백승우, 248쪽, 2만원, 카노프스 출판사 2015

한국을 소개하는 이 책은 항목별로 찾아 읽는 안내서도, 그냥 심심풀이로 넘겨보기 좋은 사진집도 아니다. 제목이 말하는 그대로, 저자가 방문한 지역의 사진과 그 장소에 대한 개인적인 관찰과 생각을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 백승우는 재무 담당자로 호텔업계에서 30년 동안 일해 왔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외국인 여행자나 체류자가 한국 생활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영어로든 한국어로든 직업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런 이유가 저자로 하여금 책 출간을 주춤거리게 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한국어로 출간한 포토에세이 <약수동, 출근길>은 2013년에 나온 그의 첫 결실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썼다.
책 서문에서 백승우는 어떻게 이 책이 나오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페이스북에 영어로 포스팅을 올린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찍은 다양한 컬러, 흑백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 포스팅을 모아 편집했다.
책은 “Korea라는 이름의 역사적 기원”이라는 제목의 2015년 9월 21일자 포스팅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Korea가 고려시대(918-1392)의 고려(Goryeo)에서 기원했음을 설명한다. 근대 시기에 사용된 한국의 다양한 국가 이름을 탐색하는 것은 한국을 소개하려는 책의 취지에 걸맞은 적절한 시작으로 보인다.

책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마지막 페이지에는 2013년 8월 13일자 포스팅이 실려 있다. 여기에는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비즈니스 런치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짧은 한 문단의 글 속에 냉면과 여러 가지 나물과 삼계탕을 추천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우리는 왜 포스팅이 갈수록 짧아지고 언어가 덜 유려하고 가끔은 어색하기까지 한지 이해할 수 있다. 실로 이 책은 규칙적인 일기 쓰기가 작문 실력을 향상시키는 확실한 방법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2년 동안 이 작업에 열심히 매달리면서 저자의 영어 작문 실력이 점점 더 나아진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좀 더 짜임새 있는 편집과 꼼꼼한 교정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몇 몇 문장의 어색함을 제외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의 문화와 사람, 관습과 일상을 발견하는 여행길에 개인적인 안내자의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 책은 주제별 순차적 구성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 책의 가치를 제대로 음미하는 최고의 방법은 어쩌면 아무 페이지나 펼치고 기대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데이터의 보고(寶庫)

http://www.nrich.go.kr/english_new/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영문판 웹사이트는 국내와 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 약 15만 점에 대한 데이터를 소장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사이트는 간결하고 알기 쉽게 구성되어 있고 유려한 글과 매력적인 사진을 제공한다. 명료하고 복잡하지 않게 구성되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한국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에 대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비전문가는 지식과 교육적인 측면에서 풍성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구자에게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출간된 다양한 보고서를 접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자료마당)가 아마도 가장 유용한 부분일 것이다. 검색 기능이 있고 비디오와 오디오 파일 및 슬라이드를 비롯해 학술지 <한국고고학저널>도 찾아 볼 수 있다. 연구소에서 출간된 한글 보고서의 영어요약본도 PDF파일로 일부 볼 수 있다. 영어 사이트인 만큼 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 부분이 좀 더 부각되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기관에서 제공하는 영문 사이트의 경우에 종종 있는 일이지만 부분적으로 업데이트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국제세미나가 매년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의 국제세미나 소식은 2012년까지만 나와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던 시점에 ‘문화유산지식포털’(Cultural Heritage Knowledge Portal) 섹션은 사이트에 제공된 ‘바로가기’(shortcut)을 클릭했을 때 접근이 가능하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문제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중국어와 일본어 사이트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나수호 (Charles La Shure)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후란 (金厚蘭) 코리아헤럴드 라이프스타일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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