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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SPRING

기획 특집 : 꿈과 욕망의 둥지, 우리 시대의 집

가구의 새로운 물결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 같은 집합 주택은 거주자의 취향과 상관없이 빌트인 가구와 조명 기구들을 획일적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주거 환경으로 인해 한국인들은 대부분 가구를 비롯한 실내 인테리어에 비교적 관심이 적은 편이었다. 가구 시장 또한 소수 애호가를 위한 비싼 수입 명품이나 전통 장인들의 작품, 또는 일반 서민을 위한 저렴한 가격의 합판 가구로 단순하게 나뉘어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와 개인의 취향이 점점 중시되고 개성 있는 가구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가구 문화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창의적인 감각을 내세운 젊은 디자이너들이 등장한 점이다. 전통적 요소를 적절히 적용하여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작품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가구 디자이너 4인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만나 본다.

<스팀 11>. 배세화(Bae Se-hwa). 2010. 호두나무. 120(W) × 70(D) × 71(H) ㎝. 나무를 4~5시간 쪄서 물러진 다음 다시 딱딱해지기 전 10여 초간의 짧은 찰나에 휘어서 형태를 고정시키는 방식이 스팀 벤딩(steam bending)이다. 배세화는 이 서양의 전통 기법을 이용해서 한국적인 섬세함을 만들어 낸다. 그가 디자인한 의자는 한옥의 지붕 처마 선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럽고 유려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배세화 제공





<사랑방(Sarangbang)>. 송승용(Song Seung-yong). 2011. 자작나무, 한지, 혼합 재료. 140(W) × 85(D) × 174(H) ㎝. 송승용은 주로 전통 한옥의 구조와 재료에서 영감을 얻는다. 옛 양반 가옥에서 바깥주인이 기거하며 책을 읽거나 손님을 접대하던 사랑방의 기능을 반영해 단순하고 우아한 접대 공간을 만들어 냈다. 접어서 개폐가 가능한 이 작품에 문틀과 문풍지가 아늑한 공간감을 부여한다.
송승용 제공





<다미(Dami)>. 송승용. 2012. 발크로매트(valchromat). 램프: 40(w) × 40(d) × 127(h) ㎝; 테이블: 140(W) × 38(D) × 45(H) ㎝. 다미 시리즈는 면이 아니라 선으로 형태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이 램프와 탁자 앙상블에서 직각으로 교차되는 단아한 선들은 한옥의 창틀을 떠올리게 하는데, 단순하고 절제된 형태가 독특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
송승용 제공





< playful wave >. 김진식(Kim Jin-sik). 2017. 대리석, 스테인리스 스틸. 220(W) × 105(D) × 74(H) ㎝. 김진식은 재료의 물리적 특성에 천착한다. 파도 위에서 탁구를 치는 상상에서 출발한 이 탁자로 대리석의 문양과 질감을 통해 파도 치는 바다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 테이블 상판 중간의 네트를 금속 프레임 안에 끼워 넣은 방식이 한국 전통 목조 건축의 결구법과 유사하다.
김진식 제공





< half half low 120 >. 김진식. 2016. 대리석, 미러 스테인리스 스틸. 120(W) × 70(D) × 38(H) ㎝. 잘 정돈된 곡선의 스테인리스 스틸 표면 위에 대리석의 강렬한 무늬와 색깔이 반사되어 새로운 시각적 질감을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 원과 사각형의 형태적 조합, 그리고 돌과 금속의 형질적 대비를 가구로 재해석한 시리즈의 일부이다. 작가의 철저한 장인 정신이 단순한 비례와 형태가 드러내기 쉬운 결함을 극복하고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김진식 제공





< 닫이(Dazzi) >. 하지훈(Ha Ji-hoon). 2012. 합판, 파우더 코팅 스틸. 55(W) × 47(D) ×72(H) ㎝. 전통 수납 목가구인 반닫이에 사용되는 장석의 다양한 디자인을 활용한 시리즈 중의 한 작품이다. 전통의 재해석에 집중해 온 작가의 내공이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단순함으로 응축되어 시대를 뛰어 넘는 미감으로 승화되었다.
하지훈 제공





< pittsburgh >하지훈. 2015. 참나무, 알루미늄. 책상: 150(W) × 75(D) × 72(H) ㎝;의자: 47(W) × 38(D) × 72(H) ㎝.좌식 생활 환경에서 사용하던 나주식 전통 소반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입식 테이블과 의자에 접목한 작품이다. 나주 소반 분야의 명인과 협업한 작품으로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배움의 전당(Cathedral of Learning) 내에 설치된 한국실 (Korean Heritage Room) 개관에 맞추어 제작되었다.
하지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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