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로르
역사가 흐르는 마닐라
필리핀의 역사가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한 16세기 이후 마닐라를 돌아본다.
마닐라 베이와 파시그강이 교차하는 구역은 과거 상업과 교역의 중심지였다. 1571년부터 필리핀을 점령했던 스페인은 이러한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곳에 인트라무로스(Intramuros) 성을 쌓았다. 이 성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고 현재는 일부만 남아 그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인트라무로스 일대 중세의 요새와 성당 그리고 박물관에서 필리핀의 역사를 마주한다.
발루아르테 데 산디에고(Baluarte de San Diego)
1586년에 지은 마닐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요새로 전쟁과 지진으로 파괴된 것을 복원했다. 입구를 지나면 정원이 펼쳐지고 정원 너머로 오래된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을 따라 성벽 위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3개의 커다란 원형 석조 건축물이 서로 몇 미터 간격을 두고 엇갈려 연결된 모습이 보이는데, 탑이 자리한 과거의 흔적이라고 전해진다. 외벽 공터에서는 필리핀 초대 대통령 에밀리오 아기날도, 필리핀 최초의 여성 대통령 코라 손 아키노 등 역대 대통령의 조각상을 만날 수 있다.
발루아르테 데 산디에고
산 아구스틴 성당(San Agustin Church)
마닐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바로크식 석조 성당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400년 동안 7번의 지진과 마닐라를 초토화 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폭격에도 파괴되지 않아 기적의 성당이라고 전해진다.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정문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샹들리에와 이탈리아 화가들이 그린 천장의 프레스코화 등 장중한 바로크식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안뜰에 위치한 박물관에서는 과거 교회를 장식한 유화와 예배복 등의 종교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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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구스틴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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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구스틴 성당
라이트&사운드 박물관(Light and Sound Museum)
빛과 소리로 필리핀 독립사를 재현한 박물관. 역사 속 인물을 표현한 마네킹과 조각상, 역사적 그림과 디오라마 등이 진열되어 있다. 암흑 속에서 큐레이터가 플래시로 벽을 비추면 불빛이 닿는 곳에 독립운동가 안드레스 보니파시오, 호세 리잘 등 위인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큐레이터의 안내에 따라 공간을 이동하다 보면 역사적인 사건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오고 음향효과가 더해져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 관람 동선의 마지막 문을 열면 박물관 내부에 빛이 가득 들어찬다. 그 빛이 어두운 역사를 지나 밝은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처럼 느껴진다.
라이트&사운드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