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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함께하는 은은하고 향긋한 하루

칼럼

차와 함께하는 은은하고 향긋한 하루
아세안 각국의 일상에는 차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차와 하루를 함께하는 아세안 국가들의 풍경을 살펴보자.
글.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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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차 경작지

아세안의 차 문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미얀마는 수령 수백 년의 차나무가 지금까지도 야생에서 잘 자랄 만큼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이곳 사람들은 마시는 차뿐만 아니라 찻잎을 조리해 먹기도 하는데 ‘라펫’이 그 대표적인 주인공. 신선한 찻잎을 찌고 발효시켜 만드는데 시큼 달달한 맛으로 샐러드에 넣어 먹기도 하고 그 자체로 즐기기도 한다. 국민 식재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국 역시 오랜 차 문화를 자랑한다.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태족은 중국 윈난성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차나무를 재배하고 가공해왔다. 요즘엔 뜨거운 차 대신 시원한 태국식 아이스티를 마시는데 진한 아삼 홍차에 연유와 정향, 계피 등의 향신료를 첨가해 만든다.

베트남은 주로 북부의 산간지에서 차를 많이 생산하는데 세계 10위권 안에 들 정도다. 오늘날의 차 문화는 19세기 프랑스 식민지 시대 때 형성되었다. 기념식이나 결혼식, 각종 모임에서 차는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주로 녹차를 마시지만 최근에는 웰빙 열풍으로 야생차도 인기를 얻고 있다.

캄보디아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크메르족은 미얀마의 몬족과 함께 몬크메르어족으로 차나무를 처음 재배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캄보디아에서도 차나무는 오래전부터 자생했고 지금도 밀림에서 야생 차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결혼식, 제사 등 중요 행사에 등장하며 캄보디아에서 차를 마시는 행위는 축복하는 의미를 지닌다.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잇는 길목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17세기 네덜란드 차 무역의 주요 거점이었다. 수마트라섬과 자바섬에 중국 품종의 차나무를 재배했는데 기후와 맞지 않아 인도 아삼 종으로 바꾸었고 그 결과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세계 차 재배 순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차 소비량은 요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차는 더욱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세안 국가 사람들의 오래된 습관이 이 열풍의 배경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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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차나무에서 딴 찻잎을 말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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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전통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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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짜뚜짝 시장, 차를 마시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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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유를 넣어 만드는 태국식 아이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