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미국 남가주대학교(이하 USC) 한국학도서관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북미 지역 동아시아도서관은 중국과 일본 자료 위주로 소장하고 있어, 한국학 자료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USC 동아시아도서관의 경우에는 약 50%가 한국 관련 문서 및 도서일 정도로 한국학 연구를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도서 분류 및 목록화 방법, 로마자표기법 등을 배우고, 한국학 자료를 요청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논문 및 간행물을 찾아주는 등 안내데스크 업무도 보조하고 있습니다.
인턴십을 하며 도서관 업무에 필요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많았는데, 그중 현재 많은 도서관에서 활용하는 학술정보시스템 알마(Alma)와 프리모(Primo)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도서관 사용자들의 검색 환경을 향상하고, 인터넷을 통해 도서관 서비스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컴퓨터 시스템입니다. USC 도서관은 2017년 7월부터 이 프로그램들을 사용할 예정이며, 이로 인해 저와 도서관 직원들은 관련 강의와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아키비스트에게 자료를 배치하고 소장 자료 목록을 작성하는 방법 등 실질적으로 도서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실제 업무도 병행하며, 도산 안창호 선생과 그가 설립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의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컬렉션의 대부분이 서신으로 이루어져 분류하는데 까다로웠지만, 미주 독립운동의 역사와 기록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김영철 목사님의 기증자료의 목록화 업무도 진행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민주주의와 인권, 기독교 등을 주제로 한 책과 문서였고, 도서관에서 소장하지 않는 자료들이 많아 직접 도서관 목록 규칙에 따라 정리했습니다.
업무 이외에는 다양한 강연과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미국의 태평양국제정책협의회와 KF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서울-LA 포럼에 초청받았고,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워크숍에도 참여해 학술도서관과 도서관 장서 서비스에 관한 토론과 발표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았던 행사는 단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USC가 공동으로 주최했던 ‘페스티벌 오브 북스’였습니다. 이 페스티벌은 미국에서 가장 큰 도서전으로 올해로 21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저는 자원봉사자로 참가하여 본인의 저서를 소개하는 작가들과 독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이벤트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도왔습니다. KF의 부스도 방문해 인턴 생활 동안 많은 도움과 조언을 주셨던 KF 로스앤젤레스 사무소의 김병곤 소장님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다양한 출판사와 기관들의 책과 동향을 살펴보고 각종 공연과 전시를 접할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미국 남가주대학교 한국학도서관
- 홍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