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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 VR로 생생하게 만나는 한국의 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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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문화]VR로 생생하게 만나는 한국의 고궁


국보 제224호인 경복궁 경회루. 연못 안에 세운 건물로, 연회 장소로 사용했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http://royal.cha.go.kr)

국립고궁박물관이 구글 아트앤드컬처로 선보이는 경복궁 가상현실 투어
사진 제공. 구글 아트앤드컬처(https://artsandculture.google.com)


전 세계에서 이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집 안에만 머무느라 문화생활이 힘들어진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 전시가 크게 늘었고 미술관이나 공연장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구글 아트앤드컬처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코리안 헤리티지(Korean heritage, 한국의 유산)’라는 주제 아래 조선시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360도 VR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경복궁 가상현실 투어 버튼을 누르면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 사이로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뒤쪽으로 보이는 높은 빌딩, 도로 위의 자동차들이 정면의 고궁과 대조를 이루는 풍경은 현실 세계와 똑같습니다. 몇 개의 문과 다리를 지나면 큰 돌들이 가득 깔린 넓은 마당 너머 당당하게 자리 잡은 근정전을 마주하게 됩니다. 2층의 기와지붕이 날개를 활짝 편 듯 우아하면서도 장엄한 경복궁의 핵심 건물입니다. 가상현실 투어는 경복궁의 주요 건축물은 물론이고 각 건물에 이르는 길까지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순식간에 창덕궁으로 이동하면 경복궁과는 또 다른 궁궐 건축의 진수를 만나게 됩니다. 창덕궁과 후원은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지은 건축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아름답고 고즈넉한 창덕궁의 후원에 이르면 수백 년 전에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던 임금님의 마음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창덕궁을 나서 수원화성으로 향하는 정조의 능행도 VR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선두부터 끝까지 1km가 넘는 행렬의 일부가 된 것처럼 실감 나는 경험입니다. 한국의 역사 건축물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유적마다 일반에 개방하는 장소를 확대하고 관람 시각도 연장해 국내외 관광객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외출이 어려운 지금, VR이나 온라인 전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2D든 3D든 인터넷 관람은 현실에서보다 대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더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수많은 관람객에 떠밀려 스치듯 감상하고 지나가야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구글 아트앤드컬처는 전 세계의 문화재,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품을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하고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모바일 앱과 웹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방대한 자료를 무료로 볼 수 있어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부터 큰 기대를 불러모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전통문화부터 현대미술까지 한국의 풍성한 문화 자산을 만나고 싶다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됩니다.


글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