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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문
한-메콩 관계 및 미래 전망
조원득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 연구교수(정치학 박사)
2021년은 한-메콩 교류의 해이자 한국과 메콩 협력의 10주년이다. 지난 몇 년 사이 한국-메콩 지역 국가들 협력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앞서 메콩 지역에 진출한 일본, 중국 등과 비교할 때 한국은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이며 규모 면에서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메콩 협력은 꾸준하게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 협력의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어머니의 강’이라는 뜻의 메콩강은 그 길이가 장장 4,350km에 달한다. 메콩강은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상류인 중국 윈난성의 란창강을 거쳐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 내륙부 동남아시아 5개국을 경유하여 남중국해로 흘러들어간다. 메콩강 유역에는 약 6천5백만의 인구가 메콩강을 터전으로 삶을 영유하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국제정치와 글로벌 경제에 있어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도, 중국과 아시아를 잇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태국을 제외한 5개국 평균 경제 성장률이 6%를 넘어 세계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에게 있어 해양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개발 격차 해소와 빈곤 퇴치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이다. 따라서 한국과 메콩 지역 국가들의 협력은 양측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한 상생번영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한국과 메콩 지역 국가들은 지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여러 공통점을 가진다. 우선 베트남을 제외한 메콩 국가의 대다수 국민들이 불교도이며 공통된 불교 문화권에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과의 역사·문화 교류의 기회가 많다. 둘째, 메콩 지역 국가들의 상당수가 내전과 전쟁을 경험하였고 국가재건과 경제발전에 대한 열의가 크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한 역사적 경로를 가진다. 셋째, 한국과 메콩 국가들은 역사 및 영토 분쟁이나 패권을 향한 야심이 없다는 점에서 진정한 협력 동반자가 될 수 있다.
한국-메콩 관계 구축은 2011년 제1차 한-메콩 외교장관회의 개최를 통해 본격화되었다. 이로부터 양측은 ‘상생을 위한 메콩-한국 포괄적 파트너십(Mekong-Korea Comprehensive Partnership for Mutual Prosperity)’을 채택했고 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해 왔다. 한국은 ‘한-메콩 행동계획(ROK-Mekong Plan of Action)’ 수립을 통해 메콩 국가들과의 실질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메콩 행동계획은 아세안 연계성 향상,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원 관리, 농촌 개발 및 인적자원 개발 등을 포함한다. 최근의 ‘2021-2025 행동계획’은 2019년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한강-메콩강 선언’ 이행방안과 한-메콩 중장기적 협력 방향에 대한 계획을 추가하였다. 그중에 2021년 한-메콩 교류의 해 지정 및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농촌개발부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 분야 협력, 메콩 지역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코로나19를 포함한 비전통안보 분야에서 협력 강화 등이 주목해야 할 협력 분야이다. 또한 양측은 코로나 19로 인해 2020년 11월 비대면으로 개최된 제2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한-메콩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하였다.
한국은 현재 메콩 국가들의 경제발전 경로와 유사한 경험을 과거에 한 바 있다. 따라서 한국의 발전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에서 기술 교육, 농촌 개발, 공공행정 역량 강화 등의 개발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공적개발원조(ODA)를 추진해 왔다. 특히 메콩 지역 5개 국가 중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와 베트남은 한국 개발지원의 중점협력국에 속하며, 한국은 이들 국가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농촌 지역의 개발과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캄보디아와는 교통, 수자원 관리 및 보건위생, 교육, 농촌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라오스와는 수자원 관리 및 보건위생, 에너지, 교육, 지역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미얀마에 공공행정, 지역개발, 교육, 새마을 운동에 기반을 둔 농촌 개발 지원을 시행하고 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역할을 하는 미얀마개발연구원(MDI) 설립을 지원한 바 있다. 이외에도 양측은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협력 차원에서 ‘한-메콩 생물 다양성 센터’, ‘한-메콩 수자원 공동 연구센터’, ‘한-메콩 산림협력 센터’, 메콩 농촌 지뢰 및 불발탄 제거 사업을 포함한 ‘한-메콩 미래평화공동체’ 설립, 메콩 지역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지속가능한 스마트 관광을 위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중국, 일본, 미국,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은 앞다투어 국제 개발 협력 체계를 추진하며 메콩 지역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메콩 국가들은 이러한 시도가 자칫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보 경쟁으로 격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자국의 경제 번영을 가져온 과거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에서도 일어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온화하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메콩강 기적의 실현은 한국과 메콩 국가 모두에게 공동 번영과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은 메콩 지역 국가들과 코로나19 이후의 경제회복, 역량 강화, 비전통안보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비록 코로나19의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2021년 한-메콩 교류의 해를 맞이하여 아세안문화원이 한국과 메콩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기고문의 내용은 월간 아세안문화원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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