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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트렌드
세계 1위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글: 에리카
(네이버 디자인프레스 해외통신원이자 칼럼니스트, 『리얼 싱가포르』 출간 예정)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방식을 한순간에 송두리째 바꾸어버렸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온다 여겼던 모습들이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재택근무와 화상 회의를 하는 직장인들, 웨비나(Webinar)와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 풍경은 자연스러워졌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누는 대화가 어색해졌으며, 예전 사진을 보며 언제쯤이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을지 그리는 일상이 익숙해졌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특히 싱가포르처럼 대외무역과 관광사업의 비중이 큰 나라는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됨에 따른 피해 수준이 심각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코로나가 급격하게 확산되는 추세를 컨트롤하기 위해 4월 7일부터 5월 4일까지 4주간 필수산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 및 교육시설을 일시 폐쇄하는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를 시행했다. 이 조치로 약 100억 싱가포르달러(약 9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가 전망됐지만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팬데믹 사태에 대처하는 싱가포르의 과감한 결단력은 서킷 브레이커 조치와 함께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Singapore Changi Airport)의 움직임에서도 두드러진다. 시설, 청결, 운항 안정성 및 정확성 등을 평가하는 스카이트랙스의 세계 공항 순위(World Airport Awards)에서 2019년까지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창이공항은 향후 상황이 나아졌을 때 수많은 여행객을 다시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창이공항은 특수 근접 센서 기능을 탑재하여 손가락을 가까이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한 비접촉 체크인 키오스크와, 공항 전체를 순환하며 미세 입자를 잡아낸 후 별도로 부착된 연무 부착 장치로 카펫을 소독하는 무인로봇을 도입했다. 또한 손가락을 기계에 직접 접촉해 지문을 읽던 전통적 입국심사를 안면과 홍채 인식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바꾸는 등 공항 내의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변화시켰다.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 간, 사람과 기계와의 접촉을 모두 최소화한 것이다. 창이공항의 이러한 조치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을 포함한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외에도 무빙워크 핸들이 자동으로 소독되도록 하고, 특히 수많은 여행객들이 접촉하는 카트 손잡이는 장시간 코팅이 유지되는 항균제로 소독하며, 공항 내부에 1,200개가 넘는 손 소독제를 설치해 이용객들이 수시로 위생에 신경 쓸 수 있도록 했다.
창이공항그룹(Changi Airport Group)은 이례 없는 여행객 감소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다하고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자신들의 코로나19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해외언론으로부터 싱가포르의 위기 대처능력과 관련된 좋은 평가를 얻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진정한 실력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고 하지 않는가. 세계 1위란 타이틀이 아깝지 않아 보이는 창이공항이다.
※기고문의 내용은 월간 아세안문화원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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