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6일, 양재동 외교센터에서는 들뜬 모습의 다섯 명의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다름아닌 한국국제교류재단의 KF Global Internship Program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싱크탱크와 박물관에서 활동하게 될 파견대상자들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상자로 뽑혀 국제무대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들로 성장할 다섯 명의 젊은이들을 만나보았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KF Global Internship Program의 일환으로 8월까지 5명의 인턴들을 선정했고, 현재 구겐하임미술관으로 파견할 2명의 인턴을 선정 중이다. 세계적 수준의 싱크탱크와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서 인턴십을 경험하는 것은 물론, 왕복항공권, 체류비까지 지원되는 특별한 혜택 때문에 관련 전공 학생들의 관심은 뜨겁다.
세계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초대 받은 차세대 리더들
싱크탱크 파견 인턴들이 KF Global Internship Program에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은 드문 체험의 기회를 갖게 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자신의 연구과제를 센터소속 학자들에게 연구 지도를 받게 된다는 점이기도 하다.
인턴으로 선정된 5명 중 김석원, 신희영 씨는 우드로 윌슨센터에 파견되게 될 예정이다. 우드로 윌슨센터는 1986년 미국 의회가 윌슨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설립한 정책연구소로, 외교, 안보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싱크탱크라 할 수 있다. 특히 냉전사에 대한 심층 연구로 유명하며 각국 기밀 외교문서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지난 1991년부터 우드로 윌슨센터에 한국 관련 연구 활동을 지원한 인연이 있다. 이곳에 파견될 행운의 주인공인 김석원 씨(연세대학 박사과정)는 “나의 박사논문 주제가 특별히 냉전과 관련되어 있어서 냉전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우드로 윌슨센터의 방향과 잘 맞아 선발된 것 같다.”면서 “연구에 동유럽 관련 문서들이 필요했는데 센터에서 그 서류들을 영문으로 접할 수 있을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평화안보를 전공하고 있는 신희영 씨도 “개별연구로서 현존하는 핵비확산체제(NPT체제)가 핵 보유국 확산의 추세를 막지 못하는 한계점과 극복방안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민해보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며 “우드로 윌슨센터 주위에는 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싱크탱크 및 연구소들이 있어서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눌 학자들과 스텝들이 많다.”는 것을 가장 흥미로운 점으로 꼽았다.
미국 박물관과 미술관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아시아 박물관으로 파견될 예정인 김나정 씨(스탠포드대학 박사과정)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미국 내 유수 뮤지엄에서 인턴십 자격을 얻는 것은 미국 내 같은 분야 학생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한국학생으로서는 거의 유일무이한 기회이니 기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가게 된 심초롱 씨(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석사과정)도 “작년에 인턴으로 뽑힌 선배를 보고 준비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현재 미국 Buffalo Bill Historical 센터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이며 보스턴 박물관으로 가게 될 박경은 씨는 “드문 기회를 얻고자 벌써 3기 인턴십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만큼 좋은 기회라 주위에서 부러움을 많이 사고 있다.”면서 기뻐했다.
뮤지엄 인턴십 파견자들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심초롱 씨는 “한국 미술 전공자로서 한국문화재를 세계인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 또한 평소에는 경험하지 못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라며 현재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준비하고 있는 한국관련 특별전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김나정 씨도 샌프란시스코아시아 박물관에서 내년 3월에 가질 “조선시대 향연과 의례특별전 전시”준비를 지원하고, 박물관에 수장된 미연구 회화유물들을 조사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5명의 인턴들은 새로운 사람, 문화와의 만남 그리고 논문을 대비한 공부로 바쁘게 지낼 예정이지만 그래도 휴일에 대한 기대를 빠뜨릴 수는 없다며 웃었다. 근처 싱크탱크와 연구소,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돌며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것과 더불어 더 많은 사람과 문화, 생활을 경험하고 오겠다는 결심들을 내보였다.
“다른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하는 보존처리실 작업실을 견학하거나 전시를 관람하겠다”는 박경은 씨, “동유럽의 북한관련 문서들을 볼 기회가 많으니 나름대로 연구를 심화시켜 보겠다”는 김석원 씨. “좋은 전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안고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경험해보겠다”는 김나정 씨, “뉴욕의 모든 것을 습득하고 돌아오겠다”는 심초롱 씨, 마지막으로 “워싱턴 D.C 지역사회의 모든 것을 배워오겠다”는 신희영 씨는 전공공부 이외에도 미국의 문화와 생활, 삶의 의미까지 제대로 찾아보겠다는 의지가 당차다. 제2기 KF Global Internship Program을 통해 차세대 리더들로 성장할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꿈이 이제 막 펼쳐지고 있었다.
최경숙 자유기고가